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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헛소리 (86) - 철물점 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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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4-11-11 02:29 조회6,963회 댓글1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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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도 지났으니 창틀에 월동 보온막이를 덧씌우다 보니 

따뜻한 품성의 20년지기 이웃사촌인 찰리 영감님이 그리워진다.

 

오래된 이웃 철물점 (아들에게 물려준) 구석에서 소일삼아 모기

창틀을 수리해주는 찰리 영감님에게 수리비를 어떻게 받냐니까

피트당 $1을 받는단다. 아니, 스퀘어 피트(ft2 - sq ft)가 아니고 

그냥 피트란 말인가?  그렇다. 무슨 스투핕셈이냐니까 계산법이

아주 걸작이다. 가로 세로를 (곱하는게 아니고) 더한다는 것이다.

 

계산기가 없던 옛날에 곱하기는 성가셔서 덧셈으로 대치해서 

다들 그렇게 계산하고 통용해 왔는데 자기는 지금도 계산기를 

마다하고 손익에 관계없이 그 방식을 애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기창 폭이 4피트에 높이가 6피트이니 4+6=10 이고 피트당 

$1달라이니 $10를 받는다는 것이다. 셈이 쉽긴 쉽다. 창이 클

록 자기가 손해겠지만 창이 커봐야 얼마나 클 것이며 얼마라

도 남는데 좀 덜 남으면 어떻냐는 것이다. 이 두루뭉실 셈법을 

철물점 셈법 (hardware math)이라고 부른단다.

 

따져보니 창이 클수록 찰리한테는 분명 손해되는 계산법이고 

손님은 이익인 줄 알면서도 이웃같은 동네 사람들과 작은 

손익에 일희일비않는 인간미가 묻어나는 방식이었다.

 

1950년대에 미해군 하사관으로 군수품을 싣고 한국도 자랑스레

여러번 다녀왔다는 이 이웃사촌 영감님도 작년에 돌아가시고

없다.인간미 넘치는 이런 노인네들이 해마다 점차 사라지니 처음

착한 삼십수년에 비해, 현미경 셈법이 정의인양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각박한 사회가 되어감을 부인할 수가 없다.

 

고등수학까지 공부한 내가 이 인간적인 훈훈한 온정의 셈법을

접하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서푼어치 못된 지식이 나를 오히려

식자우환으로 옥죄는게 아닌가 싶다.

 

조금 손해보면 어떤가. 믿고 일거리를 맡기는 이웃이 고마워 

right price로  right time에  right service로 정성껏 서비스

준단다. 다 해피하단다. 거창한 곳이 아닌 이런 작은 일상이

기쁨이고 보람이니 Thanks가 million 이라 응답하게 된단다.

이러한 따뜻한 정신의 노인네들이 해마다 아깝게 

줄어 들기만 하니 세월이 서글프기만 하다.

 

나도 한동네에서 가게를 오래하면서 이젠 은퇴를 고려해야

하는 제법 고참(old timer) 서열에 들어가니, 훗날 누군가도 

나를, 이 제일 큰 훈장인 이웃을 사랑한 인물군에 넣어주고 

아쉬워해 줄는지 모르겠다.

 

책에서 배운 "유종의 미"는

이럴때 사용하라는 말일텐데 말이다.

 

댓글목록

이원표님의 댓글

이원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금윤아 밸일엄제 ?
여기는 좋은 아침이다
제법날씨도 쌀쌀하다
여기와 기후가 비스무리 한갑다

손해보는게 이익이고
참고 져주는게 이긴다고 말씀하신
내어릴적 심경섭장노님 (심경희부친) 생각이나네
국민학교도 제대로 나오시지 못하신 분이 한문.영어.
잘아시고  말씀도 잘하셨지.......

나도 저런소리 한번만 듣고 저세상 간다면
올매나 조컷나  ㅎ ㅎ ㅎ
훗날이라도......

유종의미 를위해 재밋게살자
고마우이 갤카조서
건강하시게나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걱정 마라
내 보증하네.
그런대접을 받고도 남을 원표 아닌가.

이제 별거 없네
고집 욕심의 노욕부리지말고
순리대로만 사세나.
여기도 갑자기 추워졌네
월동준비 단디해라.
건강하고...

이태현님의 댓글

이태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찬찬히 읽어 봐도 역시 헛소리네"라고 답글을 달라고 했는데
이건 아닌것 같아
사람냄새 솔솔 나는 우리 이웃의 정겨운 이야기를 다룬 참소리가 정답이라 아뢰나이다^^

정진환님의 댓글

정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훈훈한 정내미가 물씬 풍기는 참소리다.
가로X세로가 아닌 가로+세로 셈법이라니 참 인간미 넘치는 샘법이다.
철물점샘법은 고등수학보다 더 이상적인 최고의 산수 다.
좋은 글 고마우이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앞으로 우리 그렇게 사세나.
칼같은 원칙보다는
두리뭉실 양보도 해가면서.

굳이 곱하기를해야 한다고
빡빡 핏대 쎄우지 말고
더하기도 괘찮지하고...

백살까지 필히 살아야하는
세갈 정선생이 아닌가.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그랴 인심 좀 쓰자.
세갈선생은 150 이다.

그리고 또 기마이다
태상선생도 150 이다.

지난주 wsj에 난 기사를 보니
현재 65세의 남자 예상수명이
전체 남자 예상수명보다 7-8살이 긴 거의 90 인데
아마도 65세 한국남자는여기에  +10 이니 100

또 세갈선생과 태상은 더 건강하니
여기에 또 +50 이니 150 이다.
마, 기마이다.

임천호님의 댓글

임천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이 약간 모자라기도하고 손해보기도 하면서 사는게 장기 레이스에 이기는 거라고
누가 말한 것 같은데 부처님 맘씀인가 공자말씀 인가
아무튼 너무 영악스럽게 살면 손님 떨어지고 외롭게 늙어 가겠지
인간미 나는 철물셈법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셈하는 법이리라 

헛소리가 조금씩 인생 철학이 묻어 나는 것 같다
객국에서 건강 조심하고 자주 만나도록 하자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세계 4대성인 포함
대부분의 먹물들께서
한말씀하신 연세가
우리나이보다 훨씬 젊을때이니
이제 이 헛소리속에도
철물셈법정도는 스며들어있어야 할낀데.

그래
객지인지 객국인지 개꾹에서도 몸조심하께.
등산 열심히 하면서 항상 건강해라.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그러게 말이네.
물리적인 이웃도 천냥인데
물건너 있는 이렇게 먼 인터넷 이웃도 좋으니
난 만냥쯤 되는 이웃에 쌓여 있다네.
이런생각도 해보는걸보니 추워지는 계절도 밥값을 하는셈이네.
이제 베푸는 만큼 이웃도 더 가까워지는 아닐까생각하네.
친구도 월동준비 잘하고 건강하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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