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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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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형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06-18 12:03 조회3,371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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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에 집을 나섰다.
언제나처럼 혼자다.
이른 아침인데도 양산으로 가는 시내버스는
등산복 차림의 산객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작년 12월 마지막 주에 종주를 하고난 후 반년만의
등산이다.그 때는 무척 바람이 많은 날이였는데..
오늘은 구름이 약간낀 습도가 높은 무더운 날씨다.
더위를 감안해서 물을 많이 준비하긴 했지만 첫 오르막의
가파름이 기를 죽인다.

등산을 아무리 해도 초반의 오르막은 힘드는 법이다.
리듬을 살려야 한다고 산꾼 후배가 일러준 말이다.

인가를 벗어나니 공기가 다르다.폐부 깊숙이 심호홉으로
찌던 폐부를 청소한다는 기분으로 몇 번씩 반복을 한다.
머리가 맑아지고 숲의 내음이 코끝을 자극한다.
마삭줄이 꽃을 피워 바람개비를 돌리고 있다.
어릴 적에 대나무 잎을 잘라서 탱자가시에 끼워서
바람개비 놀이를 하던 생각이 난다.

첫 봉의 무명봉(내가 모르면 무조건 무명봉이다 ㅎㅎㅎ)을
30분에 걸쳐 오른다.
정상에는 비석도 상석도 없는 무덤이 하나 있었다.그러나
자손이 없는 임자없는 무덤은 아닌거 같았다.
꿀풀이 만개해 있을 뿐 .....여기서 김밥으로 요기를 한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씨가 덥다.
앞에 가는 산객도 뒤에 오는 산객도 만날 길 없이 혼자다.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하얀 찔레꽃과 쥐똥나무 그리고 들꿩나무외는 별로다.
장군봉을 향한다.

노란 기린초와 양지꽃이 간간히 보이고
민백미도 보인다.
초롱꽃을 이런 산에서 만날 줄은 몰랐다.

2시간 반이면 도착하는 고당봉을 4시간에 걸려 왔으니
세월아 네월아 였나보다.
고당봉 아래 약수터에서 땀을 식히고 있는데
선그라스를 멋지게 한 여인이 홀로 다가온다.
그 쪽도 나 홀로 산행같다.
나보고 길을 묻는다.
그래서 나는어디에서 어디까지 가시느냐고
되 물었다.양산 다방리에서 신라대학까지 간단다.
지난 년말에 내가 갔던 코스다.20킬로 정도의 길이다.
자그마한 여인이 대단하기도 하다.
가는 길이 방향이 같으니 같이 동행을 하자고 그 쪽에서 청한다.

백두대간 중이고 지난 주에는 설악산 용아장성도 탔단다.
50이라는 이 여인은 몸이 산행으로 단련이 되었단다.
만나서 한 두어시간 동행을 하다가 나는 장전동으로 빠져야 하기에
이별을 했다.
이 순간 나는 작은 체구의 그 여인보다 왜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목록

문형기님의 댓글

문형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마자요.
모르는 거는 안올리니
ㅎㅎㅎ
아직은 걸음마단곕니다.
시간도 없고
게다가
능력도 모자라고
산에 다니다가 꽃이 보이면 찍고...
세월 보내기 놀이랍니다.

김해영님의 댓글

김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좋은 취미와 휼륭한 솜씨를 갖추신 원장님,
  멋있으시고 향기 내음이 베어 나옵니다.
  혼자 하시는 산행의 일미는
 뭐니 뭐니 해도 자연과 대화나눔이고
 온갖 식물과의 따뜻한 어루만짐과 다독거림입니다.
 혼자 가는 길엔
 황홀함이 깃들어
 내가 나인지도 모르고 발만 움직이며
 땅의 소중함에
 땅의 고마움에 감탄합니다.
 아름다운 꽃을 보는 이는 아름답고 사랑받은 이 입니다.
 원장님의 좋은 마음이 여기에 왔습니다
 항상 좋은 날 만 가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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