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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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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용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9-26 14:47 조회13,4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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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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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차용원

 

큰아들 서울에서 직장 다닐 때 키운 고양이

장가가더니 미국으로 발령받아 외톨이 신세가 된 러시안 블루

벌써 우리 집에 온 지 10년 서울에서 4년 완전히 할머니 고양이다

여릉에는 선풍기 틀어주어야 겨울에는 전기장판 깔아 주지

또 목욕도 자주 시켜야지 모래도 자주 갈아 주어야지

이거 어린아이 하나 키우는 거와 같다

그런데 평소에 그렇게 얌전하던 야옹이가 사고를 쳤다

손님께서 귀여운 강아지를 몰고 오셨다

약간 기분이 상한 듯 경계태세를 보이더니 강아지 귀를 물어 버렸다

피가 펑펑 흐르면서 강 바지를 공물병원에 급송 수술을 받았다

거금을 물려주고 강아지 주인께 수십 번 사과를 올리고 나니

요놈의 고양이 평소에도 사료 사야지 모래 사야지 간식 도 먹여야지 약값도

한 달에 5만 원 이상 깨어 먹는데 언제까지 돌봐야 하는지 참 답이 없다

한번 정을 들여놓으니 내 버릴 수도 없고 한편으로는 귀엽기도 하고

곰곰이 생각하니 곰 다리가 세 개라고 약값도 아낄 겸 동물약국을 개설키로 하고 각종 서류를 챙겨서

시청 민원실을 들렀더니 담당자 왈 여기서는 접수가 안 되고 시청 별관 내 축산과로 안내하는데

부슬부슬 비는 오지 별관까지는 4킬로 넘는 거리 약간 짜증이 난다

가끔 아들이 전화가 오면 고양이 잘 크느냐며며 영상 으로 까지 보여 달란다

엄마 아빠보다 더 보고 싶은 모양이다

과연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려야 하는지 언제까지 보살펴야 하는지 끝도 갓도 없다

축산과에 들렀더니 계장님 예쁜 담당자님 커피를 내놓으면서

서류를 검토하시면서 결제가 잘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며 현관까지 배웅해 주시니 정말 고마웠다

평소에 관공서에 들르면 공무원들 자세에 불만이 많았었는데 몰라보게

민원인들 환대해주니 고양이에 대한 미웠던 마음들이 싹 없어졌다

동물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르고 정직하지 않는가

우리 인간들보다 낳은 점 이 한둘이 아니다

동물 약국까지 개설하였으니 바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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